한국서 뱃짐 오던 날

7월 초에 배로 부쳤던 짐이 오늘에야 도착했다! 한국서 꼼꼼히 리스트를 만들어 가면서 욕심내서 이것저것 담았던 기억이 난다. 지금 생각하면 그렇게까지 안 해도 되었을 뻔 했는데 말이다. ㅋㅋ 이가 없으면 잇몸으로라도 사는 법이니까~

사람이 많아서인지 체계가 잡혀있는 출국자 모임. 사람들이 단체로 한국서 배로 짐을 부쳐서 편하고 또 싸게 할 수 있었다. 오늘 짐이 도착했을 때에도 U-HAUL 트럭을 빌려서 편하게 이사를 할 수 있었다. U-HAUL 트럭은 필요할 때 빌려 쓸 수 있는 렌트 트럭이라 할 수 있는데, 포장이사보다 직접 짐을 싸서 이사하는 일이 많은 이 곳에서 굉장히 유용한 서비스인 것 같다. 미국면허증이 있는 운전병 원욱이형이 트럭을 멋지게 몰아주셨다. ㅋㅋ

뱃짐이 도착한 30명 정도 중에서 집이 가깝거나 직접 차로 짐을 나른 반 정도를 제외한 나머지 반이 트럭을 이용해 짐을 날랐다. 7명의 자원자가 일일 이삿짐 센터 노릇을 했다;; 그 중 한명이 바로 나 ㅋㅋ

학교 구석구석을 다니면서 짐을 나르고 사람들과 인사를 하고.. 뭐 나름 의미있는 일이었다. 사람들이 고마워해 주어서 좋기도 했고~

무엇보다 내 짐이 도착해서 좋았는데, 슬금슬금 책장을 가득 채운 책들과 정말이지 절실했던 이불 ㅠ 새벽마다 오슬오슬 떨면서 자야했다;; 그리고 어두운 실내조명을 커버해 주는 스탠드, 그리고 나의 필살기 듀오백 의자-_- 북스탠드, 커터칼, 컵, 프라이팬, 미역, 멸치, 그 외 무수히 많은 짐들. 들고 오는 과정은 힘들었지만, 점점 채워져 가는 내 방의 빈 공간을 보는 기분은 편안하다.

어머니께서 챙겨주신 소소한 것들에도 포근함을 느끼면서 짐정리를 끝내고 블로깅을 하는 지금, 감사함과 안도감을 느낀다. 감사합니다^^ 잘 살 수 있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