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rossing the Chasm (캐즘 마케팅)

세종서적

기술수용주기 모델은 새로운 첨단기술제품이 각기 다른 잠재 소비자 집단을 공략해나가는 과정을 종형 그래프로 나타낸다. 혁신수용자, 선각수용자, 전기다수수용자, 후기다수수용자, 지각수용자의 단계로 대변되는 이 모델의 각 단계에서는 균열이 나타난다. 이 중 가장 큰 문제가 되는 것이 바로 선각수용자와 전기다수 수용자 사이에 존재하는 캐즘(chasm)이다. 캐즘이란 초기시장에서 비교적 성공적인 모습을 보이던 첨단기업이 갑작스런 정체와 급격한 매출감소를 겪는 현상을 말한다. 캐즘이 일어나는 이유는 이 두 수용자층이 기술과 시장, 제품에 대한 시각이 매우 상이하기 때문이므로, 기업이 각 집단을 공략하기 위해서는 전혀 다른 접근법을 택해야 한다. 이 책에서는 두 수용자층 사이를 뛰어넘기 위한 캐즘 마케팅에 대해 다양한 사례와 분석으로 해답을 제시하려 한다. 그 해답으로 제시하는 방법은 바로 시장을 최대한 세분화하여 아주 작은 표적시장만을 대상으로 공략하라는 것이다. 일단 ‘작은 연못에서 큰 물고기’가 되고 나면 이를 거점으로 표적시장을 넓혀나갈 수 있다. 그러나 처음부터 욕심을 내다가는 캐즘에서 영원히 헤어나오지 못할 위험이 커지는 것이다. 해당 표적시장을 선정하기 위해 시장을 다각도로 분석하고, 선정한 틈새시장에서 완전완비제품(whole product)을 갖추도록 노력해야 한다. 완전완비제품이란 전기다수 수용자들이 높은 가치를 두고 실제 구매를 하는 제품으로, 주류시장에 진입하기 위해 꼭 갖추어야 할 요소가 된다. 완전완비제품을 통해 확보한 교두보를 바탕으로 인접 틈새시장을 공략할 수 있고, 이를 반복하여 시장 내에서 선도자의 위치를 확보하고 주류시장에서 시장 지배자의 위치를 차지할 수 있는 것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우리 회사 제품 중 iCAT을 캐즘 모델에 적용시켜 보았다. 우선 기술수용주기 모델에서 볼 때 iCAT은 아직 주류시장에 진입했다고 보기 어렵고, 초기시장 단계에 있다고 보는 것이 맞다. 혁신수용자와 선각수용자들이 제품의 가치를 인정하고, 기존의 전화망이 아닌 인터넷을 통해 카드 결제를 처리한다는 새로운 기술에 대해 흥미를 보여왔다고 할 수 있다. 가격, 속도 면에서 분명 일반 dial-up 단말기에 비해 장점을 갖고 있고, 가격과 단말기 교체성 등의 측면에서 볼 때 IP-based 단말기에 비해 장점을 갖고 있는 제품이다. 다만 현재 iCAT이 매출이나 수익에서 정체된 모습을 보이는 것은 하나의 세분화된 표적시장 속에서 주도할 수 있는 제품을 갖추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다양한 시장환경에 모두 적용될 수 있는 제품을 만들기 이전에 한 시장을 공략대상으로 하여 완전완비제품의 모습을 갖추는 것이 우선되어야 할 것이다. 현재로서는 브라질 또는 스웨덴이 가장 적절한 공략대상이라고 할 수 있다. 다만, iCAT이 대상으로 하는 시장이 해외시장이고 우리의 마케팅과 유통전략이 직접 소비자에게 적용될 수 없다는 한계가 있기 때문에 제품이 받아들여지는 속도가 느리고 수동적인 것은 어느 정도 인정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렇다면 우리는 해당 시장의 공급자에게 최대한 적극적인 태도를 갖추도록 유도하는 한편 제품의 완성도를 한층 높여 주류시장에서 강한 파급효과를 낼 수 있는 완전완비제품으로의 전환을 준비해야 한다.

Author: mcpanic

어떻게 하면 보다 사람냄새 나는 기술을 만들 수 있을까 고민하는 Human-Computer Interaction (HCI) 연구자 / 컴퓨터과학자 / 새내기 조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