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는 이야기

학교 지원이 얼추 마무리 되었다. 올 1월 GRE 공부를 시작하면서부터 본격적으로 돌입했던 유학준비도 이제는 감히 8부능선 정도는 넘었다고 말할수 있을 것 같다. 참 많은 일들이 있었고, 그래도 큰 후회는 없다. 나 자신에 대해 새로운 발견을 많이 할 수 있었던 소중한 시간이었다.

아직 완전히 마무리가 안 된 것이 바로 추천서다. 역시 사람들의 조언대로 추천서가 생각보다 신경이 많이 쓰인다. 내 손으로 안 되는 일이기도 하고… 그래서인지 학교들도 어느 정도는 이런 사정을 감안해 주는 것 같아서 다행이라면 다행이랄까. 한두 군데 학교는 데드라인이 지났는데 추천서 입력이 끝나지 않았다. 너무 걱정이 되어 처음에는 화도 나고 그랬는데 막상 내가 할 일은 다 했다는 (어처구니 없지만 냉정하게 보면 또 맞는 것도 같은) 생각이 들고 나니 오히려 마음이 편하다. 

어제 겨울 계절학기 개강을 했다. 3년 반 만에 정규수업을 들었다. 조금은 어색하기도 했지만, 반가웠다 수업이. 3년 전의 나와 지금의 나는 어떻게 달라진 것일까 생각해 보기도 하고. 과연 잘 적응할 수 있을까 하는 걱정과, 나름 흥미와 이유를 가지고 신청한 과목들이기에 소기의 목적을 달성하겠다는 다짐이 반반이다.

요즘 CR (동아리방) 에 자주 출몰하고 있다. 계절 수업 두 개를 9시부터 13시까지 듣고 나면 점심을 먹으러 CR에 간다. 수업을 일찍 끝내주시는 편이라 이틀 연속으로 CR 문을 따고 들어갔다. 어느새 다시금 꽤나 익숙해져버린 이 곳. 역시 반갑다. 오늘은 후배들이 CR에서 크리스마스 파티를 했다. 봉사활동 OT 때문에 길게는 못 있었지만 나름 테이프 뜯어주기, 풍선 불어주기 등으로 파티 준비를 도왔다. CR도 이쁘게 꾸미고 음식도 이것저것 가져다 놓고 사람도 북적북적하니 제법 파티 분위기가 났다. 첨엔 별 생각 없었는데 나중에는 더 있고 싶어지기까지 ㅋㅋ 이런 분위기와 느낌이 그리웠는지도.

한 해도 저물어 간다. 수많은 일들과 기회 속에서 내가 내리는 순간의 선택들이 나의 현재와 미래를 탄탄히 다져주었으면 좋겠다.

Author: mcpanic

어떻게 하면 보다 사람냄새 나는 기술을 만들 수 있을까 고민하는 Human-Computer Interaction (HCI) 연구자 / 컴퓨터과학자 / 새내기 조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