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 Small Step Forward 유학, 연구, HCI, 정보와 사람, 창의성

24Feb/1013

연구의 목적

1) 좋은 논문을 많이 쓰고 좋은 학교의 교수나 되거나 좋은 연구소에 들어가는 것.

2) 내가 만든 기술과 도구를 더 많은 사람들이 사용하여 보다 윤택한 삶을 누리는 것.

어느 하나 틀린 답이라고 보기는 어려운 것 같다. 2)의 답은 SOP 를 쓰거나 인터뷰 할때나 쓸 법한 말이라고 생각하기 쉬운데, 부끄럽게도 평상시의 나는 1)에만 몰두해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누가 물어보면 자연스럽게 2)를 얘기하기는 하는데, 정작 연구를 하는 ‘순간’에 2)의 생각을 하면서 뿌듯했던 적은 거의 없었던 것 같다.

물론 동기부여의 측면에서 보다 실질적인 목표는 큰 도움이 된다. 그런데 수십, 수백개의 논문을 쏟아내고 좋은 직장을 갖게 되고 이 모든걸 이루고 나면 마치 구운몽처럼 아무것도 아닌것처럼 느껴지고 기쁨이 더이상 기쁘지 않은, 무미건조한 연구기계가 되는 건 아닐까 하는 두려움이 있다.

내가 하는 연구의 조각조각들이 퍼즐을 끼워맞추듯 절묘하게 하나의 완성된 작품을 이루는 것이 작게는 논문이고, 좀더 크게는 박사 dissertation 이고, 더 크게는 세상을 변화시키는 연구 결과가 아닐까. 결국 맨위의 두 목적은 서로 다른 종류의 것이 아니라 한 방향선상에 놓여있다는 사실을 새삼 느낀다. academic impact 와 world impact 의 균형 속에 가치가 생기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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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http://www.mcpanic.com Juho Kim

    읽어주셔서 제가 감사하죠^^

  • 정민형

    논문쓰는 초짜 학생인데 덕분에 많은 도움이 된것같습니다 감사합니다.

    • http://www.mcpanic.com Juho Kim

      저야말로 초짜 학생인걸요 ㅎㅎ 도움되셨다니 기쁘네요!

  • http://www.wonsuk.co.kr 한원석

    좋은 글 감사드립니다.

  • http://jeongwan.hopto.org/ 정완

    형, 오랜 만이에요. 형 지원결과가 너무 좋은거 아니에요? ㅎㅎ 축하해요.

    그나저나 중요한게 하나 빠진 것 같군요, 이런 meta-research 글에.

    두 가지 모두 연구의 성과로서 얻어지는 것, 그러니까 그 결과를 이용해서 저자의 환경에 일어나는 일인 것 같습니다. 연구와 공부의 차이가 무엇인지 잘 모르겠지만, 아무튼 공부의 첫째 목표는 이해입니다. 이해는 철저하게 개인적인 일이지요. 그것을 잘한다고 다른 사람의 삶이 풍요로워지는 것도 아니고, 좋은 연구소에서 불러주는 것도 아닐 겁니다.

    공부 그러니까 학자가 대부분의 자기 시간을 써서 하는 일이 남을 위하고 나의 입지를 바꾸는 일뿐이라면 그것은 오래 가지 못할 것입니다. 자기만족이 무엇보다 우선시되어야지요. 학문에 대한 이해가 깊어지고 지식이 넓어지는 것에서서 오는, 어떻게 보면 학문자체만을 위한다고 비난받을 수도 있는, 그 ‘감정’이 없는 학자가 바로 연구기계입니다. Impacts on academia, on world 다 좋지만, 연구도 감정을 가진 사람이 하는 일이라는 사실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상아탑에 갇힌 학자를 비난하는 목소리는 개인적인 ‘재미’를 극단적으로 추구할 때 나올 것입니다. 그러나 삶이 윤택해 지는 것이 온 인류의 목적이고, 우리 사회의 경제력이 너무 빈약하지 않다면, 학자의 지적호기심을 충족하는 행위도 개인의 행복이라는 관점에서 존중되어야 합니다. 연구의 목적을 말한다고 할 때, 다른 사람에게 도움을 주는 일을 하고 싶기 때문이라고 하는 것보다 그저 재미있기 때문이라고 하는 편이 오히려 솔직하고 겸손한 표현이라고 생각합니다.

    순전히 재미만을 위해 연구한다라고 말하는 사람은 없겠지만, 이기적인 인간을 인정하는 생각에서 적어보았습니다. 제가 너무 이른바 과학이라고 불리는 학문분야에 국한된 이야기를 하고 있지는 않은지 살짝 염려가 되지만 제 생각은 그렇습니다.

    • http://www.mcpanic.com mcpanic

      좋은 피드백 감사. 자연과학과 공학이 가진 다른 방향성도 어느 정도 감안은 해야할 것 같아. That said, 학문의 본질적인 측면에서는 니가 말한 것들이 공통적으로 적용될 수 있을 것 같네.

      자기만족이란 것을 공부 자체를 통해서만 느낄 수 있는 건 아닌 것 같아. 남을 위하고 나의 입지를 바꾸는 일이 자기만족의 큰 동기가 될 수도 있지. 모든 학자들이 재미있어서 하는 건 아닐수도 있고. 물론 반대로 모두가 이타적이지도 않겠지. 필연적으로 공부든 연구든 주체는 사람이고, 나는 결국 그 객체도 사람이 아닐까 생각을 해. 자연과학이든 공학이든 인문학이든.

      그런 의미에서는 어느 하나 절대적인 건 없지 않을까 싶기도 하고. 수많은 연구의 목적이 있을 수 있고, 그 중 optimal combination 이나 상대적인 중요도가 있을 수도 있겠지만, 결국 연구자 개개인은 자신의 테두리 안에서 판단하고 행동하는 것 같아. 나는 특히 내가 열거한 두가지의 모순과 균형, 합치 이런 것들 사이에서 요즘 생각이 많았던 거 같고.

      어쨌든 재미라든가 자기만족에 대해서 좀더 스스로가 원하는 것을 알아내는 것도 중요한 연구자의 덕목이라는 생각이 들어. 학교 visit day 를 다니면서 ‘내가 하고싶은 연구’에 대한 질문을 많이 받게 되더라. 내가 하고싶은 걸, 재밌다고 느끼고 의미있다고 느끼는 걸 그저 하는 거고, 그걸 어떤 학문의 테두리로 framing 하는가에 따라서 나의 분야와 성과가 규정되는 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고.

  • http://lifidea.tistory.com LiFiDeA

    균형도 균형이지만, 궁극적인 경지는 두가지가 합치되는 것이 아닐까? 물론 현실적으로는 한가지만 잡기도 쉽지 않지만… 나는 2)를 추구하다보면 1)은 따라온다고 믿고 싶네 ;)

    • http://www.mcpanic.com mcpanic

      하긴 서로 배타적이거나 이질적인 성격의 것들이 아니니까요. 아직은 어느 하나 잡기도 어려워보이지만, 언젠가는 내공이 생겨 합치되는 때가 오면 좋겠네요 :) Challenging 해서 더욱 가치가 있는걸지도 모르겠네요~

  • 장원석

    안녕 하세요.
    너무나 좋은 글들 많이 읽고 갑니다. 사실, 이 블로그를 보고 유학을 준비 하면서 많은 도움을 받아쏘고 저를 반성 할수 있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그래서 감사하다는 말을 꼭 전하고 싶어서 이렇게 글을 남깁니다. 정말 너무나 감사 드립니다.
    저도 이 블로그를 보고 하나의 작은 목표를 정했네요^^
    나중에 저도 저의 전공 후배들이 유학을 가기 위해 작지만 도움이 될수 있는 이런 블로그를 하나 만들려고 합니다. 저의 전공은 특이해서 제가 유학을 준비 하면서 많은 정보를 얻지 못했거든요. 이제 학교를 정해야 하는 시점에서 준비 했던 시간들보다 더 힘들고 고민이 많이 되네요^^ 준비를 하면서는 목표가 있기 때문에 그것만 보고 달려 나갈수 있었지만 막상 학교를 선정해야 하는 상황이 오니까 너무나 많은 요소들이 저를 힘들게 하네요^^
    항상 감사 드리며 인연이 된다면 한번 만날수 있었으면 좋겠네요^^
    감사 합니다.

    • http://www.mcpanic.com mcpanic

      도움되셨다니 제가 오히려 영광이네요~ 블로그 만드시면 저도 꼭 구경가겠습니다! 저도 이 블로그에 보다 많은 정보와 경험을 담고 싶은데, 써주신 댓글을 보니 더욱 자극이 되네요.

      막상 합격을 하고나면 행복한 고민이라고들 하지만 쉽지 않은 선택의 시간이 남아있죠 ㅎㅎ 좋은 학교 선택하셔서 좋은 연구하시기 바랄게요 :) 저도 한번 만나뵙고 싶네요~

  • 장원석

    안녕 하세요.
    너무나 좋은 글들 많이 읽고 갑니다. 사실, 이 블로그를 보고 유학을 준비 하면서 많은 도움을 받아쏘고 저를 반성 할수 있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그래서 감사하다는 말을 꼭 전하고 싶어서 이렇게 글을 남깁니다. 정말 너무나 감사 드립니다.
    저도 이 블로그를 보고 하나의 작은 목표를 정했네요^^
    나중에 저도 저의 전공 후배들이 유학을 가기 위해 작지만 도움이 될수 있는 이런 블로그를 하나 만들려고 합니다. 저의 전공은 특이해서 제가 유학을 준비 하면서 많은 정보를 얻지 못했거든요. 이제 학교를 정해야 하는 시점에서 준비 했던 시간들보다 더 힘들고 고민이 많이 되네요^^ 준비를 하면서는 목표가 있기 때문에 그것만 보고 달려 나갈수 있었지만 막상 학교를 선정해야 하는 상황이 오니까 너무나 많은 요소들이 저를 힘들게 하네요^^
    항상 좋은 감사 드리며 인연이 된다면 한번 만날수 있었으면 좋겠네요^^
    감사 합니다.

  • http://swioda.com 김수영

    점점 학자스러워 지는…그나저나 나머지는 발표 언제나니? 기다리다가 지친다.

    • http://www.mcpanic.com mcpanic

      나도 2년전에는 3월말까지 기다렸었어.. 어떤 사람들은 4,5월에도 나고 그러더라-_-
      그냥 다른거 하면서 맘편하게 기다리는거 밖에는 별다른 답이 없는거 같아 아무리 생각을 해봐도 ㅎㅎㅎ 힘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