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tes for vision-oriented me

Stanford 졸업식

August 7, 2010 by mcpani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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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13일에 졸업식이 있었다. 2년동안의 Stanford 생활을 마무리하는 자리였다. 벌써 두달 가까이 지나버려서 눈물이 앞을 가리는 감회는 거의 사그러들었지만, 현장의 느낌만은 남겨봐야겠다 싶어서 포토 스케치(?) 느낌의 포스팅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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졸업은 두 파트로 나뉜다. 전체 졸업식과 과 졸업식. 전체 졸업식을 하는 스타디움.

마치 올림픽 대회 선수 입장하듯이 관객들이 앉아있는 스타디움 안으로 졸업하는 학생들이 줄을 지어 입장한다. 학부생들은 졸업이 참 좋나보다. 기발한 아이디어와 아이템으로 축제 분위기를 한껏 ㅎㅎ 대학원생들은 굉장히 무난하고 심심하고 평범하게 입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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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장님. Computer Science 를 전공하는 사람들에게는 Architecture 책의 저자로 유명한 Hennessy 교수님. 단대별로 학장이 총장에게 보고를 하면, 총장이 카리스마 작렬하는 카랑카랑한 목소리로 졸업을 승인하는 문구를 낭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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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의 졸업식 연설은 미국 UN대사인 Susan Rice. 졸업생들의 사회적 책임과 올바른 세계관, 적극적인 자세로 주위를 변화시켜야 함 등을 강조했다. 나긋나긋하면서도 힘있는 목소리가 인상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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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로써 전체졸업식 끝. 이 더운날에 그늘도 없는 스타디움 한복판에 시커먼 옷을 둘러쓰고 앉아 있으려니 다들 힘들어한다. 두번 할만한 건 아닐듯 ㅎㅎ 이제 과 졸업식으로 이동.. Computer Science 건물인 Gates Building 의 뒷편 잔디밭에서 학위수여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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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과장 교수님이 학/석/박사 졸업생들을 하나씩 불러서 악수하고, 사진찍고, 학위를 수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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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운 위에 U 자로 둘르는 천인 Stole 에 졸업을 위해 도와준 감사한 분들에게 메시지를 담아 선물로 드리는 것이 전통이라고 한다. (stole of gratitude) 또 학사모는 원래 오른쪽으로 향하게 해놓고, 학과장 교수님이 ‘너희들 졸업했다’ 라고 외치면 왼쪽으로 꺾더라 ㅎㅎ 그리고 졸업식에 참여하는 교수들은 자신의 출신 학교 가운을 입고 나온다. 다양한 디자인의 가운을 감상하는 것도 또하나의 재미인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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컴퓨터 공학계의 거성 Knuth 교수님과의 대화. 185는 족히 넘어보이는 키에 일흔이 넘은 나이에도 졸업식 때마다 저렇게 특색있는 스타일로 갖춰입고 나타나신다. HCI 공부한다고 했더니 자신의 분야는 아니어서 뭐라 해줄말은 없지만 열심히 해라 뭐 이런 정도의 대화를 나눴다 ㅎㅎ

스탠포드라는 과분한 환경 속에서 보낸 2년은 짧았지만 나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마치 휴양지를 연상시키는 드넓고 한적하고 아름다운 캠퍼스. 북부 캘리포니아의 환상적인 날씨. 실리콘 밸리를 만들어낸 실용적이고 도전을 장려하는 학풍. 수준높은 수업과 연구. 이 좋은 환경을 정작 제대로 활용하지 못한 아쉬움이 많이 남는다. 그러나 어떻게든 스탠포드와의 끈은 이어질 것이고, 이곳에서 만난 고마운 사람들과도 그럴 것이다. 이제는 또 다음의 도전을 위해… 짐을 싸야한다. 이사 D-1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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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능과 전문성 수업

June 7, 2010 by mcpanic  
Filed under HCI, 유학

이번학기에 듣는 수업중에 (사실은 유일한 수업;;;) 심리학과 수업이 있다. The Social Foundations of Intelligence and Expertise 라는 흥미로운 이름의 수업인데, 지능과 전문성에 대한 심리학적 분석을 시도한다. 우선 첫번째 주제인 지능에 대해서는, 사람의 지능을 어떻게 정의하고 측정하는지, 또 인종/문화별 IQ 의 차이에 대한 이해, 그리고 세대가 내려갈수록 IQ 가 증가하는 Flynn Effect 등을 두루두루 살펴보았다. 두번째 주제인 전문성(심리학에서 말하는 expertise 의 번역이 맞는지 모르겠다) 에 대해서는 역시 어떻게 정의하는지, 또 전문가들의 공통적인 특성에는 어떤 것이 있는지, 그리고 마지막으로 전문성을 길러내기 위한 훈련과 환경의 영향은 어떠한가에 대해 관련 연구를 살펴보면서 토론하고 있다.

 

이 수업을 듣게 된 배경은, 내가 하는 연구에 보다 새로운 관점을 제공해 줄 수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컴퓨터라는 도구를 통해 사람들의 창의성, 생산성, 전문성, 학습 능력 등을 향상시키는 것이 나의 연구 목표인데, 이를 위해서는 보다 나은 알고리즘과 인터페이스/인터랙션 디자인으로 도구를 만드는 이른바 공학적인 접근과 더불어 사람들의 기본적인 본성과 심리를 이해하는 인문학/심리학적 관점이 어우러져야 하기 때문이다.

 

석사를 하는 거의 2년 가까운 시간동안 뚝딱뚝딱 밤새서 프로그래밍하고 여러 사이클에 거쳐 인터랙션 디자인을 수정하는 등의 작업에 대부분을 쏟았었다. 이 과정에서 많은 것을 배우기도 했지만, 한편으로는 무언가 부족한 느낌도 있었고 몸과 마음이 지치기도 했다. 그래서 15명 정도 되는 학생들 중에 유일한 비심리학과 학생으로 ‘지능과 전문성’에 대한 수업을 듣게 되었다.

 

매주 논문 2~3개를 읽고 2~3쪽 분량의 reaction paper 를 제출한 뒤, 주당 2번의 수업 중 하루는 학생 한두명씩 토론 주제를 준비해 와서 discussion 을 한다. 이상하게 컴퓨터공학 수업을 들을 때보다 내가 수업에 더 열심히 참여하게 되고 (내 생각이지만) 나름 새로운 관점을 던지는 것도 같다. 몇번 HCI 라든가 컴퓨터 공학과 컴퓨터 도구의 관점에서 이야기를 했는데, 다들 호기심 반 뭥미 반의 눈빛으로 바라보았다;;

 

확실히 기존에 공부하던 것이 아닌 새로운 것을 접하고 다른 분야의 사람들과 의견교환을 하는 것은 굉장한 공부가 된다. 우선은 보다 넓은 관점에서 바라보게 되고, 내가 정말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가치가 절대적이 아니라는 것도 깨닫게 된다. 예를 들면 나는 지능과 전문성을 ‘기술’의 힘으로 향상시킬 수 없을까를 계속 고민하고, 그럴 수 있다는 강력한 믿음을 갖고 있었다. 그런데 다른 학생들과 토론을 하면서 놀란 것은, 이 학생들은 기술이 별 영향을 주지 못할 것이라고 생각한다는 것이었다. 나에게 당연한 것이 다른 친구들에게는 생소한 관점이었고, 의견을 주고받으면서 여러가지 생각을 하게 됐다.

 

흑인 교수님이 백인-흑인의 IQ 격차라는 민감한 사안에 대해 차분하고 분석적인 태도로 접근하는 것도 인상적이다. 교수님은 또 인종별 지능의 차이에 대한 열린 토론이 금기시 되는 상황에 대해서도 우려를 표했다. 잘못 이야기를 꺼내면 인종차별자로 치부하고 마녀사냥 분위기가 되는 것이 오히려 사람들의 머릿속에 인종별 차이가 선천적이라는 인식을 심어준다는 것이다.

 

수업시간에 다루었던 흥미로운 주제들 중 몇가지.

  • 전문가에게 있어 커뮤니케이션 능력은 실력의 일부인가? (뛰어난 능력과 지식이 있지만 전달능력이 부족해서 논문을 잘 못쓰고 발표를 잘 못하면 훌륭한 연구자가 아닌가?)
  • 지능의 발달에 있어 유전자 vs. 환경의 역할은 각각 어느정도인가? (이에 따라 교육 정책 방향이나 학생들의 마인드 등이 영향 받을 수 있다 – 난 해도 안돼… 난 A 인종이니까 안돼… 난 B 문화에서 자랐으니까 이런거 못해…)
  • 천재는 키워낼 수 있는가? 전문가와 천재는 어떻게 다른가?
  • 왜 아시아계 학생들은 높은 학업성취도를 보이는가? 어떤 문화적 차이가 이런 결과를 가져오는가? (실제로 여러 데이터를 보면 아시아계 학생들은 다른 학생들과 동일한 IQ 를 가지고도 높은 성적과 학업성취도를 보인다)
  • 긍정적이고 열린 마인드, 믿음 등이 어떻게 지능과 전문성의 계발에 영향을 미치는가?

이제 스탠포드에서의 마지막 과제로 이 과목의 final paper 를 쓰고 있다. 제목은 ‘Computer Technology Meets the Science of Expertise’ 라고 지었다 ㅎㅎ 컴퓨터 기술이 어떻게 사람들의 전문성 발달에 영향을 줄 수 있는가에 대해 다양한 각도에서 살펴보려고 한다. 컴퓨터 기술은 어떤 분야의 전문성을 갖추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들에게 더욱 양질의 피드백을 줄 수 있고, 다양한 예시를 제공해 주며, 다양한 형태로 스스로와 전문가의 performance 를 시각화/저장/공유/분석할 수 있게 하는 등의 장점이 있지 않을까.

새벽 3시 5분 Boston에서…

March 9, 2010 by mcpanic  
Filed under 사는이야기, 유학

늘 연구다 수업이다 박사지원이다 뭐다뭐다 쫓기다가 참으로 오랜만에 조금은 걱정없이 유람(?)을 떠나 Boston 에 와있다. 지난 목요일에 와서 이제 오늘(화요일)에 돌아가니 그래도 학기 중에 5박 6일의 간 큰 여행아닌 여행을 한 셈.

MIT 와 Harvard 의 사뭇 다른 캠퍼스와 학풍, 분위기를 느끼면서 참 많은 것을 보고 듣고 배우고 있다. 몇가지 느낀점..

  • 동부와 서부는 다른 나라같구나 +__+ 같으면서도 너무 다르다.
  • 도시가 살기 좋기는 하겠구나. 팔로알토는 은근히 꽤나 시골이다.
  • 보스턴을 돌아다니면서 몇번인가 꼭 서울같은 느낌을 받았다. 꽤나 반가웠는지도.
  • 이번 여행의 수확은, 자신감을 얻게 된 것. 나를 필요로 하고 반겨주는 곳이 있다는 안도감과, 늘 동경해 오던 무리에 내가 속해있다는 묘한 설렘.
  • 엄청난 연구성과라든가, 대단한 학교의 교수가 되는 것과 같은 어쩌면 꽤나 중요한 일들도 때로는 별 감흥이 없을 수 있다. 그게 감정이 메말라버린 기계가 되어서라면 좀 슬픈 거고, 응당한 노력을 통해 얻어낸 성과라면 그럴 수도 있겠다 싶다. 결과가 요행이 아니라 자연스러운 거니까. 그래도 사람인데, 방방 뛰면서 좋아하고 혼자 박장대소도 하고 그럴 수 있는 것도 나름 멋스럽다는 생각이 든다.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방법을 생각하는 것도 좋은데, 즐거움을 멋지게 풀 수 있는 것도 중요한 것 같다.
  • 영어로 대화를 나누는 재미를 조금은 알 듯.
  • 역시 좋은 곳에는 좋은 사람이 많은가보다.
  • 직접 보지 않고 판단하는 것은 얼마나 어리석고 또 무서운 일인가. 학교도, 전공도, 도시도, 사람도.
  • 항상 겸손한 마음으로 다음을 준비하는 자세를.
  • 뭔가 제대로 해볼 수 있겠다는 생각.
  • 사람들이 나를 serious 하게 대해준다. 나는 언제나 그들을 serious 하게 생각했는데. ㅎㅎ
  • 같은 분야에 종사하는 동료로서 교수와, 학생들과, 나와의 관계는 이미 시작되었다.
  • 내가 원하는 연구자의 모습은, 내가 만들어 나가는 것. 원하는 대로 스스로를 가다듬고 설계해 나갈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해 주는 학교가 좋은 학교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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