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로는 닫아주세요
나는 대체로 귀를 최대한 열어놓고 사는 편이다. 주위에 어떤 기회가 있는지 항상 두리번거리면서 살피려고 하고 웹사이트 수십개를 열어놓고 수십개의 관심사를 넘나들며 이것저것 읽고 배우는 것을 좋아한다. 그러다 보니 두 가지 원치 않던 문제가 생겼다.
1. 주의력 분산 – 집중이 잘 안된다. 뭐 좀 하려고 하면 자꾸 다른 것들이 생각나고, 결국 A에서 시작한 일은 B, C, D, … Z 까지 갔다가 우연히 A로 다시 돌아오기까지 한다-_-
2. 처리능력의 한계 – Output 은 없는 채로 Input 만 죽어라 부어 넣으니 속에서 무언가가 터져버릴 거 같다. 결국 가치가 생기는 것은 Input 을 토대로 Process 를 하여 Output 을 만들어 낼 때 아닌가.
그래서인지 Input 은 너무 많아서 할 일, 하고싶은 일은 산더미인데 Output 은 안 나는 - 괴롭고 사기가 저하되는 시기를 겪고 있다. 이런 걸 때로는 슬럼프라고 생각하기도 하고 과욕이라고 치부하기도 한다. 무엇이 되었든 해결책은 간단하다. 새로운 것을 접하는 것에 신경을 쓰는만큼 깊이를 가지고 집중할 부분에도 시간과 노력을 할애하라.
어쩌면 나는 파랑새 신드롬에 걸린 지도 모르겠다. 다만 김창준씨의 글에서처럼 직장에 대해서가 아니라 관심사에 대해서…
http://flickr.com/photos/colonial1637/2703613695/
미국과 학교에 대한 관찰+첫느낌
- 고객과 직접 대면하는 서비스업에 종사하는 사람 중에는 백인이 잘 없다. + 영어 못하는 미국인이 참 많다. + 흔히 말하는 '미국영어' 별로 들어보지 못했다-_-
- 구석지기는 해도 엄연히 학교 안에 있는 내 방에서 학교 중심부까지는 걸어서 25~30분. Computer Science 건물이 있는 Gates 빌딩까지는 40분 정도... 자전거를 안 살 수 없다.
- 좌회전 신호가 잘 없고 대부분 비보호이다. 그런데 교차로마다 'Stop' 사인이 있어서 무조건 서야 한다. 일단 선 상태에서 느릿느릿 눈치 봐가면서 차들이 이동하니까 꽤나 안전하다.
- 왠만한 도로에는 우측에 자전거 길이 있다. 자전거, 사람, 자동차가 공존하다 보니 통용되는 수신호가 있다. 아직 제대로 파악하지는 못했다;;
- Sunnyvale 에 있는 한국마켓은, 그냥 이마켓을 하나 통째로 옮겨 온 것 같다. 없는 게 없다. 밑반찬도 한 50가지가 주르륵 진열되어 있고 원하는 걸 원하는만큼 집으면 된다. 고로, 난 요리 안 해도 된다? '2000원으로 반찬 없이 밥상차리기' 사왔는데 말이지..
- 신용사회다. 또한 신용카드 사회다. 신용을 얼마나 잘 키우고 관리하느냐가 매우 중요하다.
- 행정처리, 상점의 점원들, 서비스 종사자들.. 다들 완전 느리다. 우리나라였으면 소리지르고 난리도 아니었을 것 같다. 그런데도 다들 차분히 기다린다. 여유가 생길 수밖에 없다.
- 핸드폰 시스템도 재밌다. 같은 통신사끼리 통화는 무료. 저녁 9시부터 새벽까지도 무료. 내가 가입한 Family Plan 은 5명이 한 달에 700분을 나눠쓰고 100불만 내면 된다. 내가 부담하는 건 20불.
- 그러나 iPhone 질렀다는거. 매달 30불의 데이터 요금을 추가로 내야 한다.
- 그러나 iPhone 물건이라는거. 깔쌈한 디자인, 편리한 인터페이스. 현재까지는 여러 면에서 만족감을 주고 있다.
- 그러나 iPhone 의 핵심인 어플리케이션 다운로드를 못 하고 있다는. 아직 미국 credit card 가 안 나와서 어플리케이션 결제를 할 수가 없다. 다음주쯤 나올듯..
- 한국과의 물리적 거리감은 있지만 070 전화, Skype, 이메일, 커뮤니티 등의 기술로 인해 심리적 거리감은 상당히 줄어들었다. 뭐니뭐니해도 일등공신은 070. 문자도 되고 값도 싸고 통화감도 좋고... 학교에서 막지만 않았으면 ㅠ
- 밤에 배가 고픈데, 집에 먹을 것이 없다면? 그런데 차가 없다면? 굶어라! 가장 가까운 식료품점도 걸어가기 너무 멀다 orz.. 아니 무슨 기숙사에 매점 하나 없냐...
- 마트에는 가도가도 살 것이 생긴다. 그러므로, 자주갈수록 손해다?! 그러나 마음만은 뿌듯하다... 레ㅐ뱌23ㅔ9ㅅㅂ24
내 방을 소개합니다
드디어 9월 9일, 미국땅을 밟았다. 25킬로짜리 이민가방 두 개와 책가방, 손가방, 그리고 옆으로 매는 가방 하나. 다행히 한국분 차를 얻어 타고 기숙사 Office 로 가서 Check-in 을 해서 키를 받아 다시 차를 타고 내가 2년+간 묵게 될 Studio 에 도착. 낑낑 짐을 들고 문을 열고 보니 이렇게 생겼다. (물론 짐정리를 좀 한 뒤의 사진이다 ㅋㅋ)
왼쪽에는 냉장고가 있고, 그 옆에는 킹사이즈 침대가 들어갈만한 화장실이 있다. 지금 눈에 보이는 부분이 화장실 전체 면적의 1/4정도? 왼쪽에는 욕조가 있고 아랫부분에는 말그대로 공터가 있는데, 화장실 문을 열고 세면대까지 다섯발정도 걸어가야 한다. 내 방에서 가장 마음에 드는 부분이다.
문을 열고 보이는 오른편에는 부엌이 있다. 부엌에 대해서는 아는 게 없으므로 패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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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으로 들어가서 소파와 책상을 끼고 왼쪽으로 돌면 침대와 옷장이 나온다. 침대는 퀸사이즈 ㅋㅋ
그리고 침대 아랫편에는 붙박이 옷장. 수납공간이 나름 센스있다.
27년을 살아오면서 한 번도 혼자 살아본 적이 없던 나. 처음으로 갖게 된 나만의 공간은, 꾸미고 채우기에 녹록해 보이지는 않았지만 알 수 없는 기대감과 아늑함을 가져다 주기에 충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