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side the Tornado(토네이도 마케팅)

Geoferey A. Moore
세종서적

전작 캐즘 마케팅에 이어 저자는 기술수용주기 모델을 바탕으로 캐즘 이후의 마케팅 전략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기술 수용주기의 여섯 단계, 즉 초기 시장, 캐즘, 볼링 앨리, 돌풍, 중심가, 완전동화에서 볼링 앨리 이후의 과정에 대해 다루고 있는 것이다. 볼링 앨리는 캐즘을 넘는 데에 성공한 기업이 집중했던 하나의 표적 시장에서 연관된 틈새시장으로의 확장을 이루는 시기이다. 돌풍은 대중 수요시장이 제품을 수용하는 시기로, 폭발적인 수요의 증가가 수반되어 기업이 크게 성장할 수 있는 단계이다. 이 때 저자는 기업이 소비자에 대한 배려는 일단 접어두고, 끊임없는 공급을 가능케 하는 유통망 관리에만 힘쓰라고 말한다. 이 단계에서 업계의 표준으로 자리매김 해야만 진정 시장을 주도해 나갈 수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서 저자는 비유를 통해 기업이 세 종류로 나뉜다고 이야기 한다. 고릴라는 시장을 이끌어 나가고 표준을 주도하며 큰 유통망을 보유한 거대 기업으로, 시장 점유율이 매우 높은 하나의 업체를 말한다. 침팬지는 중간 정도 크기의 기업으로 고릴라를 잠재적으로 위협할 수 있는 업체이며, 원숭이는 작은 틈새시장을 공략하는 다수의 작은 기업들이다. 각 부류별로 다른 전략을 통해 시장에 접근해야 한다고 말한다. 그 다음 단계인 중심가 단계는 공급이 수요를 추월하면서 시장이 안정권에 접어드는 단계이다. 이 때에는 기존 완전완비제품에 추가적인 기능이나 특징을 담은 +1 제품을 통해 시장을 공략하라고 이야기한다. 마지막 단계인 완전동화는 기술수용주기의 말기를 뜻한다.

저자가 기술수용주기 모델을 강조하는 것은, 각 단계에 따라서 상반되는 전략을 취할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즉, 초기 시장 단계에서는 제품 선도력만으로 충분하지만 볼링 앨리 단계에서는 제품 선도력과 고객 친밀성을 바탕으로 교두보가 되는 표적 시장을 공략하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돌풍 단계에서는 제품 선도력에 탁월한 운영능력을 갖추어 표준을 선점하기 위해 대중 마케팅을 하면서 고객보다는 공급에 초점을 맞추며, 중심가 단계에서는 탁월한 운영능력에 고객 친밀성을 더해 고객에 대한 마케팅을 강화하는 한편 기존 제품에 기능을 부가하거나 새로운 특징을 담은 변형 제품을 통해 고객의 세부적인 요구를 충족시켜야 하는 것이다. 시장이 유래 없이 빠르게 변하는 하이테크 제품에 대해 이렇게 단계별로 체계화된 전략을 제시할 수 있는 저자의 통찰력이 놀랍다. 시장을 통합적으로 바라보고, 여러 시장의 특징적인 면을 추출해 내고 이에 대해 효과적인 전략까지 제시하는 저자의 뛰어난 분석력이 돋보이는 책이었다.

현재 우리 회사 제품에 이 책의 모델을 적용시켜 본다면, 멀티포트나 컨버터는 이미 그 시장이 중심가에 도달했다고 생각한다. 공급이 수요를 능가하여 많은 기업들이 제품을 내놓고 있기 때문이다. 이 경우에는 고객 위주의 세분화 마케팅을 통해 +1 제품을 내놓을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즉, 범용 제품보다는 특수 상황에 적용할 수 있거나 특수 기능을 탑재한 제품이 시장에서 훨씬 더 설득력이 있을 것이다. 반면 iCAT의 경우 아직 캐즘을 건너지 못했다고 생각한다. 제품의 아이디어 면에서 충분히 가능성이 있지만 아직 완전완비제품이 되지 못했고 시장에서 널리 받아들여지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iCAT에 대해서는 하루 빨리 특정 시장에서 안정적인 성능을 보여줄 완전완비제품으로써의 모습을 갖추도록 해야 할 것이다.

Author: mcpanic

어떻게 하면 보다 사람냄새 나는 기술을 만들 수 있을까 고민하는 Human-Computer Interaction (HCI) 연구자 / 컴퓨터과학자 / 새내기 조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