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상 (Everything is Negotiable)

Everything is Negitiable
Gavin Kennedy, 이재호-이재훈 옮김
김영사

이 책은 우리가 업무상으로, 또는 일상 생활에서 항상 맞게 되는 ‘협상’에 대해 실질적인 조언과 기술을 다루고 있다. 원제인 ‘Everything is Negotiable’ 에서도 알 수 있듯이, 저자는 모든 것은 협상 가능하며 또 협상을 필요로 한다는 것을 말하고 있다. 각 장 별로 실제 협상에서 필요한 자세나 기술을 제시하고, 이를 풍부한 사례로 뒷받침하고 있다. 또한 각 장마다 협상의 상황에서 어떤 선택을 할 것인가에 대한 퀴즈를 통해 보다 효과적으로 협상할 수 있는 방법을 독자로 하여금 스스로 익힐 수 있게 돕고 있다.

저자가 강조하는 협상의 몇 가지 법칙은 다음과 같다 – 절대 상대방의 첫번째 제안을 그대로 받아들이지 말 것, ‘만일 ~하면’ 이라는 질문을 지속적으로 던질 것, 첫 제안을 과감하게 할 것, 강하고 과감하며 결단력 있는 모습을 보일 것, 필요에 따라 대리인을 활용할 것, 정찰제의 허구를 파악할 것, 가격 이외의 다양한 협상 변수들을 활용해서 조건을 다각화 할 것

일상에서 맞닥뜨리는 수많은 협상의 순간 중 우리가 ‘이것은 협상이구나’ 하고 생각하는 것은 과연 얼마나 될까? 저자는 협상이 너무나도 흔하고 일반적인 활동이기 때문에 우리가 쉽게 여기가 대단치 않게 생각함으로써 원하는 성과를 얻지 못하고 불공정한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고 경고한다. 중대한 외교, 정치적 협상의 예와 더불어 일상생활의 다양한 사례가 저자의 이러한 생각을 충실하게 뒷받침해주고 있다. 1980년대에 쓰인 책임에도 책에 제시된 다양한 사례와 기술들은 지금 적용하기에 거의 무리가 없는 것들이다.

가장 공감이 가는 부분은 ‘상대방의 첫번째 제안을 그대로 받아들이지 말라’는 것이었다. 이는 서로의 의견을 경청, 분석, 반박해 가면서 세밀하게 조율해 나가는 협상의 즐거움을 해치는 협상가의 가장 큰 적이라는 것이다. 또한 ‘지속적으로 만약 ~하면 이라는 질문을 던져라’ 하는 것도 인상적이었다. 예를 들어 가격 협상을 하는 경우 가격의 수치에만 매달려 외나무다리에서 줄다리기 하는 경우가 많은데, 그 외의 변수들을 활용해서 협상의 조건을 다각화하고 조건의 조합을 통해 서로가 만족할 수 있는 솔루션을 찾아나가는 것이 좋다는 것이다.

협상에 관한 최근 서적인 허브 코헨의 ‘협상의 법칙’ 이 주로 이론적이고 관념적인 내용을 다루어 실제 적용하기에 무리가 있었다면, 이 책은 철저히 현실적인 상황과 대처에 대한 실전 내용을 다루고 있다. 저자는 모호한 표현은 피하고 다소 과감하고 일관된 어조로 자신의 생각을 강조하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읽으면서 명쾌하고 확실한 느낌을 받아서 좋았다. 각 장 앞에 나와 있는 퀴즈는 ‘과연 이렇게 행동해도 협상이 제대로 진행될까’ 싶은 보기가 답이 되는 적이 많았지만 실제 내용을 읽으면서는 수긍이 가는 것들이었다. 그러나 책의 일부 내용은 읽으면서 다양한 변수를 고려하지 못한 것이 아닌가, 혹은 이런 일에 이렇게까지 행동하는 것은 속이 좁다는 소리를 듣겠다 싶기도 했다.

Author: mcpanic

어떻게 하면 보다 사람냄새 나는 기술을 만들 수 있을까 고민하는 Human-Computer Interaction (HCI) 연구자 / 컴퓨터과학자 / 새내기 조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