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케팅 불변의 법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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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길부 옮김
십일월출판사

알 리스와 잭 트라우트는 마케팅계에 있어 하나의 브랜드이다. 이들은 ‘포지셔닝’으로 집약되는 자신들만의 마케팅 접근법을 가지고 있다. 다소 엉뚱하고 혁신적인 것을 주장하는 세스 고딘, 마케팅 전분야에 걸쳐 탄탄한 이론으로 무장한 마케팅의 대부 필립 코틀러, 자기경영과 혁신 등으로 대변되는 피터 드러커 (이렇게만 표현하기에는 아직 잘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 등과 같이 마케팅계의 구루라 할 수 있는 유명 저자들의 책은 언제 읽어도 그들만의 전문성과 향기가 느껴지는 것 같다. 이 책 역시 알 리스와 잭 트라우트의 마케팅에 대한 생각을 일목요연하게 요약했다고 표현할 수 있을만한 책이다. 지루하게 풀어쓰기 보다는 22가지의 법칙과 그 사례를 군더더기 없이 쓰고 있다. 다만 그 내용에 있어 그들의 다른 저서인 ‘포지셔닝’과 너무 비슷해서 아쉬움이 남는다. 1993년에 출간된 원판에서 다룬 사례들이 현재에도 그리 낯설지 않은 것을 보면 이들이 주장하는 22가지의 법칙들은 어느 정도 ‘불변’의 경지에 올라있다고 할 수도 있을 것 같다. 그러나 ‘포지셔닝’에서도 개정판을 통해 자신들의 예측이 빗나간 사례들에 대해 해설을 해 놓았듯 이 책에서도 수정이 필요한 사례들이 있을 것 같다. 저자들은 마이크로소프트가 오피스 시장에 진출한 것을 두고 무리한 계열확장으로 판단하였고 워드퍼펙트나 로터스를 절대 이길 수 없을 것이라고 했지만, 결과는 정반대이다. MS 오피스는 MS 역사상 최고의 히트상품이 되었고 경쟁자들은 자취를 감추고 말았기 때문이다. 다가오는 웹기반 오피스나 오픈소스 오피스 제품들과의 한판 승부는 마케팅적으로 어떻게 생각해 볼 수 있을까?

1. 선도자의 법칙 – 더 좋은 것보다는 맨 처음이 낫다.
2. 영역의 법칙 – 최초로 뛰어들 수 있는 새로운 영역을 개척해야 한다.
3. 기억의 법칙 – 시장보다는 고객의 기억 속에 맨 먼저 들어가는 것이 더 중요하다.
4. 인식의 법칙 – 마케팅은 제품이 아니라 인식의 싸움이다.
5. 집중의 법칙 – 마케팅에서 가장 강력한 개념은 잠재 고객의 기억 속에 한 단어를 심는 것이다.
6. 독점의 법칙 – 두 회사가 같은 단어를 고객의 기억 속에 심을 수는 없다.
7. 사다리의 법칙 – 각 영역별로 어느 가로대를 차지하느냐에 따라 채용할 전략이 달라진다.
8. 이원성의 법칙 – 모든 시장은 두 마리의 말만이 달리는 경주가 된다.
9. 정반대의 법칙 – 2인자를 겨냥하고 있다면 전략은 선도자에 의해 결정된다.
10. 분할의 법칙 – 시간이 지나면 하나의 영역은 둘 이상으로 분할된다.
11. 원근의 법칙 – 마케팅 효과는 상당히 긴 기간에 걸쳐 나타난다.
12. 계열 확장의 법칙 – 기업은 성공한 브랜드의 이미지를 확대하려는 유혹에 쉽사리 빠진다.
13. 희생의 법칙 – 얻기 위해서는 포기해야 한다.
14. 속성의 법칙 – 어느 속성이든 효과적인 것이 단 하나라도 있게 된다.
15. 솔직성의 법칙 – 스스로 부정적인 면을 솔직하게 드러낼 때 오히려 잠재 고객의 신임을 얻게 된다.
16. 단독의 법칙 – 각각의 여건에서 오직 하나의 행동만이 실질적인 성과를 올린다.
17. 예측 불능의 법칙 – 경쟁자의 계획들을 작성해보지 않으면 미래를 예측할 수 없다.
18. 성공의 법칙 – 성공은 오만으로 이끌고 오만은 실패로 이끌어간다.
19. 실패의 법칙 – 실패는 예상되고 받아들여져야 한다.
20. 과장의 법칙 – 기업의 상황이 언론에 드러나는 것과 정반대인 경우가 종종 있다.
21. 가속의 법칙 – 성공은 일시적 유행이 아니라 장기적인 추세에 따라 계획되어야 한다.
22. 재원의 법칙 – 자금의 뒷받침이 없는 아이디어는 소용이 없다.

기존에 워낙 많이 들어 왔던 ‘인식’, ‘선점’ 등의 내용에서는 별다른 새로움을 느낄 수 없었지만, 약간은 마이너적이라고 할 수 있는 책의 뒷부분 쪽에서 의외의 참신함을 느낄 수 있었다. 그리고 이들의 참신함은 ‘역설’에서 비롯되고 있다.

기억에 남는 구절 1. (과장의 법칙에서…)
예측할 수 있는 대변혁은 이미 시작된 것들뿐이다.
(신문의) 제1면은 잊어버리라. 미래에 대한 단서들을 착오 있다면 뒷면을 뒤져 재미 없고 하찮은 얘기들을 찾아보라.
진정한 혁신은 한밤중에 아무런 사전 예고도 없이 도착해서 당신에게로 몰래 다가가는 것이다.
 디테일과 사소한 것의 중요성을 알 수 있다. 1면의 이야기들은 이미 벌어진, 누구나 알고 있는 이야기이다. 이들정보에서는 미래에 대한 단서를 찾기 힘들다. 행간의 의미, 현상 이면의 현상을 파악하는 안목이 필요하다.

기억에 남는 구절 2. (가속의 법칙)
일시적 유행은 잊어버려라. 그리고 그런 것들이 나타나면 기를 꺾으려고 노력하라. 제품에 대한 장기적인 수요를 유지하기 위한 한 가지 방법은 그 수요를 백퍼센트 만족시키지 않는 것이다. 그러나 마케팅을 함에 있어서, 가장 이득이 되는 최선책은 장기적인 추세를 타는 것이다.

나에게 적용할 점 :
주위에 범람하는 데이터와 정보. 그 속에서 의미 있는 정보 찾아내기. 조합과 분리, 삭제와 추가, 뒤집기, 부풀리기 등을 통해 데이터와 정보는 보석이 될 수 있다. 신문/잡지/인터넷/책/사람을 통해 얻을 수 있는 모든 것에 귀 기울이고 또 생각해 보자.

Author: mcpanic

어떻게 하면 보다 사람냄새 나는 기술을 만들 수 있을까 고민하는 Human-Computer Interaction (HCI) 연구자 / 컴퓨터과학자 / 새내기 조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