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으름을 극복하기 위해 용쓰는 우리에게 바칩니다

이 글은 서평 팀블로그 북스타일에 올린 ‘굿바이 게으름’ 서평이다.


작성자
mcpanic


굿바이, 게으름 – 게으름에서 벗어나 나를 찾는 10가지 열쇠, 개정판
문요한 지음   2009-02-10
당신도 이른바 ‘맨날 바쁜 게으름뱅이’인가? 게을러서 바쁘고, 바빠서 더 게을러지는 악순환의 쳇바퀴를 돌고 있는가? 그렇다면 이 책은 임자를 제대로 만난 셈이다. 이 책은 현직 정신과 전문의가 중독에 빠진 정신과 환자들을 치료하면서 게으름도 일종의 중독임을 깨닫고, 의사 입장에서 카운슬링하듯 풀어쓴 책이다.

거의 9개월 정도만에 포스팅을 올리는 게으른 유학생 mcpanic 입니다. 죄송.. 작년 가을 유학길에 오르면서 그 동안 읽었던 책들을 정리는 못하고 요점정리만 간단하게 해서 워드파일로 가지고 있다가, 큰 맘 먹고 이제 하나씩 풀어놓을 생각입니다. 그래봤자 몇 권 되지는 않는군요.. 이런.. 이제 책 얘기로 들어가서, 일단 상당히 ‘잘 쓴’ 책이라는 인상을 받았습니다. 일단 저처럼 책 정리도 북스타일 포스팅도 게을리 하는 사람에게 와닿을 수밖에 없는 제목이 시선을 끌었구요.

**하기 위한 **가지 팁 같은 비교적 가볍고 실용적인, 그러나 근거는 별로 없어보이는 실용서들과는 확실히 달랐습니다. 이 책에는 현역 정신과 전문의인 저자의 경험과 이론이 적절히 버무려져 있어서 상당히 매력적인 게으름 퇴치 방법들을 만날 수 있습니다. 물론 실천은 또다른 문제겠지만요.. 제가 인상적이라고 생각했던 책의 부분들을 간단히 정리하고 그에 대한 커멘트 형식으로 정리해 보았습니다.

p.24 정말 바쁘게 사는 사람도 노력에 초점이 없다면 게으르다고 할 수 있다. -> 바쁘다는 것은 그만큼 주어진 시간 안에 많은 일을 한다는 뜻일수도 있지만, 그 일들이 나의 발전에 도움이 되는 것들인지, 정작 중요한 것들을 놓치고 있지는 않는지 생각해 볼 필요가 있는 것 같습니다.

p.27 게으름이란? 삶 의 에너지가 저하되거나 흩어진 상태 -> 저의 경우 피곤한 날 밤, 집에 있을 때, 주말이야말로 게으름의 절정을 달리는데요. 아무래도 이 때는 체력적으로도 힘들고 긴장도 좀 풀려서 게으름이 생기기 좋은 조건이 형성되는 건 아닌가 싶네요.

p.31 게으름은 선택장애. 게으름도 선택이지만 선택이 아닌 회피에 가깝다. -> 선택에 대한 두려움 역시 게으름을 유발하는 요인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선택의 딜레마에 대해서는 베리 슈워츠의 ‘선택의 심리학’을 강력추천합니다. 열려있는 선택의 자유가 우리에게 좋은 것만은 아니라는 저자의 주장이 기억에 남는 책입니다. 제가 2006년에 남겼던 서평을 보시려면 클릭해주세요^^

p.38 똥줄 의존증 – 막판에 집중력이 폭발하는 현상. 반복될수록 내성이 생겨 효과가 약해진다. 아드레날린 과다분비도 문제. -> 제가 애용하는 방법인데, 저자가 정확하게 그 폐혜를 지적해 주는군요 ㅠ

p.57 게으름과 여유 – 게으름은 할 일도 안 하면서 제대로 쉬지도 못하는 것. 여유는 할일을 하면서 충분히 쉬는 것. -> ‘미룸’의 가장 큰 문제는, 미뤄놓고도 마음이 편하지 않기 때문에 제대로 쉬지 못한다는 것이 아닐까요. 미룸에 대해서도 흥미로운 책 하나가 있습니다. William Knaus 의 ‘미룸의 심리학’이라는 책인데요. 역시 2006년에 제가 쓴 서평이 여기 있습니다^^

p.63 단골 레퍼토리 – 기약없는 후일을 약속. 좀더 알아보자. 신중해야해. 근저에는 일단 미루고보자는 심리가 깔려있다. -> 또 한번 찔끔하는 순간입니다.

p.98 시간병 – 시간이 달아나고 있다. 시간이 충분하지 않다. 가속 페달을 더욱 세게 밟아야 한다는 강박증. 멈춤이 고문. -> 멈추면 뒤쳐지는 것 같고 남들은 그 때 열심히 달려나갈 것 같고… 남과의 비교보다는 이전의 나와의 비교를 통해 발전하는 자신을 발견하고 기뻐하는 건 어떨까 싶네요.

p.159 어떤 모습으로 죽음을 맞이하고 싶은가? 나의 조사는 어떨까? 죽음의 시점에서 바라보는 오늘은? -> MBC ‘명랑히어로’ 라는 프로그램에서 얼마전까지 ‘두 번 살다’라는 코너가 있었는데요. 스타의 가상 장례식에 방문한 지인들이 스타와의 다양한 추억을 얘기하고 또 스타가 직접 자신의 유언을 읽는 형식이었습니다. 저는 이 프로그램을 상당히 재밌게 봤는데요, ‘장례식’이라는 형식의 거부감 때문에 섭외가 쉽지 않았다고 하더군요. 그 때문인지 폐지됐구요.

p.211 누군가 나를 따뜻하게 지켜보고 있다고 생각하라. -> 나 만의 공간이 좋기는 하지만 그 안에 매몰되어서는 안 되는 것 같습니다. 부모님과 함께 살다가 외국에 나와 혼자 살게 되면서 쉽게 늘어지는 느낌이 듭니다. 룸메이트라도 있으면 좀 덜 할것 같다는 생각도 드네요. 고3때 ‘누군가 나를 지켜보고 있다’는 생각으로 공부를 해야겠다고 다짐한 뒤 종이에 매섭게 생긴 눈을 그려서 책상 머리맡에 붙여놓았던 기억이 나네요.. 나름 효과가 있었습니다!

p.228 휴식에 대한 개념과 정의를 바꿔라. 휴식시간을 먼저 잡고, 놀기 위해 일하라. 휴식을 정의하라. -> ‘언제까지 이 일을 끝내야 해’ 라는 생각이 부담스럽고 이 때문에 일을 미루게 된다면 ‘언제부터는 쉬어야지’라고 생각을 해 보는 건 어떨까요. 쉴 생각에 기분도 좋고 그 때까지 ‘이건 마무리해야겠다’는 동기부여도 될 것 같구요.

p.234 사람을 변화시키는 것은 시간이 아닌 에너지이다. 시간 프레임 속에 에너지를 어떻게 집어넣을지 고민하라. -> 주옥같은 표현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어느 시간에 나의 전력을 다해 원하는 결과를 얻을 것인지, 좀더 현명한 삶의 설계를 하는 데에 도움이 되는 팁인 것 같아요.

p.237 나와의 약속에 보상과 벌칙을 부과하라. 나에게 주는 벌칙도 엄할 필요가 있다. -> ‘나’를 3인칭 시점에서 바라보면 어떨까요? 자기경영, 자기관리라는 말을 많이 하는데요. 나는 나라는 회사를 운영하는 CEO 라는 생각을 하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경영학 책을 읽으면서 ‘나’에게 적용해 보는 것도 재밌을 것 같구요. 자기 객관화를 할 수 있는 것도 중요한 능력이 아닐까 싶네요.

글이 꽤나 길어졌네요. 그만큼 저한테 여러가지 생각을 하게 한 좋은 책이었던 것 같습니다. 저자의 ‘게으름’에 대한 통찰은 단순히 게으름을 극복하는 것뿐만 아니라 보다 활력있고 목적지향적인 삶을 살 수 있도록 도와주는 지침이 되는 것 같습니다. 읽은 지 1년만에 정리하면서 다시 봐도 참 도움되는 글이 많네요. 다시 한 번 마음을 다잡고 열심히 공부해야겠습니다! 앞으로 북스타일 포스팅도 게을리하지 않는 성실 필진이 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