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이 삶에 녹아들기까지

우리는 나날이 새로운 기술을 접한다. 입이 떡 벌어질만큼 놀라운 기술들도 있고, 기발하게 생활의 불편한 점을 살짝 개선하는 편리한 기술들도 있다. 그런데 항상 내가 느끼기에 ‘뛰어나고, 또 먹힐 것 같은’ 기술만 성공하는 것은 아니다. 기술이 우리의 삶에 녹아드는 과정은 어떤 것일까?

며칠 전 수업에서 video conferencing 이 일반화 되면 짧은 학회 미팅을 위해 몇시간씩 비행기를 타고 다녀야 하는 수고를 대체할 수 있을까에 대한 이야기가 오갔다. 10년 후에도 과연 지금처럼 비행기를 타고 다니는 것이 더 보편적일까 하는 교수님의 질문에 80% 이상의 학생들이 그럴 것이라고 대답했다.

기술만으로는 세상을 변화시키기 힘들다.  Technology alone is not a driving force. 우선은 화제가 되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사람들이 빠르게 이해하고 또 다른 사람들에게 퍼뜨릴 수 있도록 쉽게 설명이 가능해야 한다. 정확한 원리는 알 필요가 없다. 다만 이 기술이 ‘쓸만 하겠다’ 는 느낌을 주어야 한다는 것이다.

멀티터치와 촉각 인터페이스 등의 단어 대신 Magic Wall 이라는 친숙한 단어의 사용. 그리고 기술 설명 컨텐츠가 아닌 코미디 컨텐츠를 통해 기술이 소개 된다면, 대중은 훨씬 자연스럽게 ‘이 기술이 조만간 주위에 어색하지 않게 보이겠구나’ 하는 느낌을 가질 수 있다. 기술이 성공적으로 우리 삶에 안착하기 위해서는 이런 식으로 쉽게 재미있게 알리고, 심리적 장벽을 허무는 과정이 (형식이 코미디가 되건, 다른 것이 되건) 수반되어야 하는 것이다.

재미있고 기발한 생각과 영감들로 가득한 Ted.com 의 각 분야별로 내노라하는 speaker 들 사이에서 Jeff Han 과 Johnny Lee 의 동영상이 Top 10 Talks 에 포함되어 있는 것도 주목할 만하다. 최첨단의 기술을 다루고 있는 이들 동영상을 보면서 청중은 놀라움을 감추지 못한다. Speaker 들은 단순히 데모를 보이는 것 이외에도, 이 기술이 어디에 어떻게 쓰여서 우리의 삶에 어떤 변화를 가져다 줄 것인가에 대해 설파한다. 결국, 기술의 성공은 사람들의 인정파급효과의 크기에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 같다.

Jeff Han: Unveiling the genius of multi-touch interface design

2006년 8월에 있었던 이 talk 와 2008년 11월의 코미디 프로. 2010년에는 이 기술이 어떤 식으로 우리 일상에 다가설지 궁금하다. Jeff Han 의 인상깊은 커멘트..

Interface should start conforming to us.

키보드 사이즈가 내 손 크기에 맞게 변할 수 있다.

g-speak overview 1828121108 from john underkoffler on Vimeo.

이런 기술은 또 어떻게 우리 삶에 다가설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