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에 대한 몇 가지 생각

아무래도 유학생이다보니 영어에 신경이 쓰일 수밖에 없다. 영어 때문에 받는 스트레스도 상당한데, 덩달아 한국말도 조금씩 버벅거리기 시작하고 있다. 이런… 블로그 포스팅이라도 열심히 해서 우리말 연습을 꾸준히 해야겠다는 생각도 문득 든다. 아무튼 영어를 좋든 싫든 자주 쓰게 되면서 내가 무엇이 부족하고, 더욱 원활한 소통을 위해 어떤 것들을 갖추어야 할 지에 대해 고민을 한다. 요즘 하는 생각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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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회화에서는 쉬운 동사를 잘 써야 한다. go, come, push, pull, bring, take, get, put 등등의 단어는 어마어마하게 많은 용도로 사용되고 또 미세한 의미를 표현하는 경우도 많은 것 같다. 이러한 동사 + in, out, over, below, up, down 등등이 붙으면서 의미가 분화된다.

상황에 따라 대처도 달라야 한다. 막히지 않고 계속 흘러가는 것이 중요한 대화가 있고 정확한 뜻을 전달해야 하는 대화가 있다. 전자의 경우 빈도는 높지만 중요도는 크지 않은 상황이 많다. 일상 회화라든가 친구들과의 대화 등등. 이 때는 어떻게든 빠른 리액션을 보이면서 말을 더듬지 않고 fluent 한 느낌을 주는 것이 좋은 것 같다. 물론 부작용도 있다.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상황에서 맞장구만 치고 그럴 듯하게 말하다 보면 대화가 단절되기 쉽다는.. 후자의 경우 연구나 전공지식과 직결 되는 수업 발표나 교수님과의 대화 등의 중요한 상황들이 많다. 단어 선택도 중요하고 조리있게 말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해를 잘 시켜야 한다. 영어를 잘 한다는 것은 무엇일까? 발음, 단어 등등 많은 요소가 있겠지만 결국 이러한 요소들이 모여서 얼마나 내 말을 잘 이해시키는가가 중요한 것 같다. 그러기 위해서는 미사여구를 동원해서 fancy 하게 말하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이건 내공이 쌓였을 때 구사할 만한 전략인듯?) 정확하고 간결하게 나의 의도가 명확히 드러나게 말하는 것이 중요하다. 또 하나 중요한 요소는 뉘앙스이다. 이것이 참 어려운데, 똑같은 이야기를 해도 그 뉘앙스를 잘 살려서 말하기가 어려운 것 같다. 분명 이 상황에 보다 적합한 말이 있는데 그게 뭔지 잘 모르겠고, 비슷하게 에둘러서 표현은 하는데 표현이 참 우직해 보이는.. 아무래도 뉘앙스를 살리는 데에는 경험의 역할이 큰 것 같다.

문화를 잘 알아야 한다. 대화 도중에는 요즘의 사회적 이슈, 티비나 연예인, 미국에서 애들이 접했던 문화, 미국에서 많이 쓰는 물건 등에 대한 이야기가 심심치 않게 등장한다. 이런 용어들은 고유명사이기도 하고 듣는다고 해석이 가능한 것들이 아니기 때문에 들리기는 하지만 무엇인지 모르는 경우가 많다. 어쩔 수 없다 이런건. 물어서 배우거나 혼자 찾아보면서 익히거나 하는 수밖에. 미수다에 나오는 외국인 출연자들이 피구왕 통키나 마지막 승부, 광주 민주화 운동 같은 것을 잘 알기 기대하기 어렵지 않은가.

겁이 없어야 한다. 어차피 학교는 외국 애들 천지이다. 표준 영어와 미국식 발음을 구사하는 사람보다 그렇지 않은 사람이 더 많은지도 모르겠다. 결국 더 자신있고 분명하게 표현하면 대화는 더 잘 흘러가기 마련이다. 또 미수다 얘기인데;; 브로닌 같은 사람이 말도 안되는 한국어 실력으로 처음 출연했음에도 지금과 같은 터줏대감 위치에 오른 것은 순전히 겁없음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한국말을 못해서 부끄러운 것이 아니라 당연한 것이고 그럼에도 손짓발짓 써가면서 표현을 하고 소통을 할 수 있으면 되는 것 아닌가. 이런 사람들이 결국 늘기도 훨씬 빨리 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