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감동?

오늘 회사에서 전직원이 고객감동사례 발표를 했다. 다들 처음에는 어떻게 하나 고민하고 망설이는 모습이었는데 막상 발표 내용은 아주 좋았던 것 같다. 다양한 부서, 다양한 위치에서 다양한 고객을 만나는 우리 회사 직원들의 다양한 사례를 공유하는 과정이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고객감동이라는 표현은 너무나 익숙하고 또 누구나 중요성을 인정하는데, 정작 너무 여기저기서 듣다 보니 새로움이 없고 진부한 느낌이 드는 것도 사실이다. 이렇게 한 명 한 명 사례를 들으면서 느낀 것은 고객감동이라는 것도 결국에는 사람과 사람 사이에 교감이 오가는 것이고, 아무리 뛰어난 제도와 교육과 프로토콜이 있다 해도 직접적으로 감동을 주고받는 것은 ‘인간다움’이 나타나는 순간이라는 것이다.

오늘 정말 오랜만에 오프라인 은행에 갔는데 사실 깜짝 놀랐다. 내가 생각했던 은행의 이미지는 정해진 대로 인사말을 하고 1:1 대면에서는 듣기 어색한 경어체를 쓰는 창구 직원의 이미지였는데, 2년여 만에 찾은 은행의 모습은 사뭇 달랐다. 두 군데밖에 가지 않아서 얼마나 대표성이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은행 직원들은 고객과 진정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현재의 병역특례 제도에 대해 직원분과 허심탄회한 대화를 나누었고, 은행서버 부하가 많이 걸리겠다는 둥 농담 따먹기도 하면서 처리를 기다리는 5분여 동안 아주 유쾌한 시간을 보냈다. 물론 업무시간 중에 간 거라 무얼 했어도 즐거웠을지는 모르겠지만-_-

아마 은행들도 보다 인간적인 고객 응대에 대해 교육을 하고 강조를 했는지도 모르겠다. ‘고객을 보고 이런이런 점을 언급해서 흥미를 유발하고’ 류의 … 그러나 적어도 대화 내용 자체만은 순전히 애드리브였으니, 기존의 딱딱하고 강요된 친절함과는 사뭇 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