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의 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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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Geography of Thought:
How Asians and Westerners Think Differently…and Why

동양과 서양, 세상을 바라보는 서로 다른 시선
리처드 니스벳
최인철 옮김
김영사

윤진이가 읽고 1~2년전쯤 전에 추천한 책인데, 불현듯 생각나서 뒤늦게 사서 읽게 되었다. 최인철 교수님의 강좌는 학교 내에서 심리학 관련 교양강좌로 인기가 아주 높은 편인데, 역자가 교수님이라고 하니 책의 무게감이 더해지는 느낌이다. 저자인 리처드 니스벳과 사제지간이라고 하니 번역에는 최적임자임에 틀림이 없을 것이다. 번역 역시 일반 번역서보다 한단계 수준이 높았다. 단순한 문장번역이 아닌 책의 이론과 사상을 완전히 이해하고 이를 한국 독자들에게 저자의 입장에서 소개하는 느낌이 들 정도로, 역자의 식견과 수준이 저자에 못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핵심 내용은 동양과 서양의 사고 차이가 유전적인 것이 아니라 문화적인 현상임을 증명하는 것이다. 사물의 속성과 개별성을 중시하는 서양과, 사물 간의 관계와 통합성을 중시하는 동양. 이 차이는 고대문명에서부터 기인한다. 저자는 고대 그리스와 고대 중국의 지리적, 정치적 차이가 문화와 사고의 차이를 낳았다고 분석한다. 더 정확히는 생태학 -> 경제 -> 사회구조 -> 주의 -> 형이상학 -> 인식론 -> 사고과정의 선형적 과정을 통해 차이가 발생한다는 것이다. 이로 인해 서양에서는 논리적이고 분석적인 사고가 발달하여 현상의 원인을 파헤치는 과학이 발달했다. 그러나 동양에서는 경험적이고 통합, 관계적인 사고가 발달하여 사회 전체를 아우르는 도교, 유교 등의 사상이 발달했다.

이러한 비교문화 연구는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큰 의미가 있다. 현재 일어나는 국제적인 문제 중 대부분이 바로 문화적 충돌에 기인하고 있기 때문이다. 동양과 서양의 일반적인 국제분쟁들이 그러하고, 특히 이슬람과 기독교 문명의 오랜 앙숙 관계는 현재에도 큰 위험을 초래하고 있다. 저자는 상반된 두 문화의 미래에 대해 ‘수렴’이라는 이상적인 비전을 제시하고 있다. 즉, 동양과 서양의 문화차이는 현대에 이르러 통합의 양상을 보이고 있으며, 미래에는 양자의 형태가 통합된 사고방식이 보편화될 것이라는 주장이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선뜻 동의하지는 않는다. 여전히 존재하는 문화적 차이는 현실적으로 크기도 하거니와 앞으로의 방향이 상호보완적인 수렴이 될까 역시 불분명한 것 같다. 좀더 비관적으로 본다면 힘의 우위를 보인 한쪽의 문화가 더 큰 영향을 끼치면서 통합을 주도해 나가지 않을까 하는 예상도 할 수 있다. 물론 짧은 시간 내에 결론이 날 문제는 아니지만 말이다. 기술서적과 경영서적 일변도로 독서편식을 해오던 나에게 지적 풍부함을 느끼게 해 준 책이었다. 책을 읽고 뿌듯하면서 지적 유희를 즐겼다는 느낌까지 들었으니.

나에게 적용할 점
서양적 사고를 내면화하여 bicultural한 사람이 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