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핸드폰도 불안하다?
제목이 조금 낚시성이 있긴 한 것 같다 ㅎㅎ
유독 '큰 그림', '시스템', '전체 판도' 바라보기에 대한 생각이 많은 요즘이다. 이 부분에서 미국이 우리나라에 많이 앞서고 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그래서 우리나라가, 우리나라 사람들이 고생은 고생대로 하고 파이는 못 가져가는 건 아닌지 모르겠다.
오늘 얘기하고 싶은 큰 그림은 수익모델 읽기, 시장 전체판도 바꾸기에 가깝다. 아래 두 글은 비슷한 주제로 썼던 이전 것.
- 문득 든 생각들 (2008.10) - 결국에는 시스템 문제로 귀결되는 것이 아닐까. 판을 잘 짜놓았다는 것이다. 이 생각은 꽤 전부터 해오던 것.
- 게임의 룰을 만드는 사람 (2007.2)
MP3 플레이어.. 우리나라가 종주국이고 또 수많은 기업들이 시장에 뛰어들었지만 단물은 애플이 다 빼먹었다. iPod & Killer Application 참고. 이제는 식상할만큼 여러 사람들이 여러 각도에서 다룬 이야기이다.
이제는 핸드폰 차례가 오는 것 아닌가 싶다. 큰 그림을 못 그려서, 수익구조를 만들지 못해서, 시스템을 찾지 못해서 시장을 빼앗기는 상황. 핸드폰 시장이 박스 만들어 파는 장사라는 패러다임은 깨져가고 있다. 소프트웨어, 어플리케이션 장사가 되어가고 있는데, 이 흐름에 LG 와 삼성이 어떻게 대처하고 있는지 모르겠다. 한국에 있을 때 '미국에서 한국 핸드폰 잘 나간대. 명품 핸드폰이 한국 핸드폰이야' 이런 말 듣던 것이 어느새 와닿지 않는 이야기가 되어버렸다.
iPod & Killer Application
이 글은 2005년 2월 19일에 남긴 글.
당시에 한참 iPod을 가지고 놀면서 왜 이놈이 이렇게 인기가 있는 것일까,
Post iPod 은 무엇이 될까 생각했던 기억이 안다.
2년 반 정도 동안에 나의 생각에는 어떤 변화가 있었는지,
원래의 글에 노트를 첨가해 보았다.
iPod을 사고 느낀 점.
iPod은 최고의 디자인을 가지고 있으나
최고의 기능과 음질을 갖고 있지는 못하다.
그러나 MP3 player라는 제품군 자체가
지금의 시장을 형성하는 데에 있어
지대한 역할을 하였고,
특유의 디자인을 활용한 다양한
악세사리와 부가 기능 기기의
구입을 매우매우 자극하는
Killer application 역할을 했다.
그 영향력과 파급 효과가 엄청나다.
하나의 문화 아이콘으로 자리잡은 iPod.
Apple이 잘한 점은 상징화가 아닐까한다.
뛰어난 기능도 음질도 없지만
직관적 인터페이스와 심플하지만 눈에 확 띄는 디자인에 올인한..
선택과 집중을 제대로 한 예라고 생각한다.
PC 시장에서의 선택과 집중의 실패를
이렇게 기대 이상으로 만회했으니..
그리고 iTunes, 온라인 뮤직스토어와 iPod의 연동.
우리나라에선 아직이지만 이 파급효과도
유료 MP3 시대에서 확실히
급부상하고 있는 중임에는 확실한 것 같다.
(2007.7.18 - iTunes의 파급효과는 이 때 이렇게만 언급하고 넘어가기에는 모자를 정도로 큰 것으로 판명되었다고 생각한다. '보이지 않는 컴퓨터' 서평에서 언급했던 소니와 UMD의 관계를 iPod은 iTunes에서 보여주고 있다. 다만 iPod이 훨씬 더 성공적이었을 뿐.)
Killer app를 스스로 만들어 낼 수 있다면 가장 좋을 것이고,
그렇지 못하더라도 향후 몇년 뒤의
Killer app을 예상하고 이에 대해
미리 전문가가 되는 것은
이제 더 이상 선택의 문제가 아닐지도 모른다.
생존이 걸린 문제일지도 모르기 때문에..
(2007.7.18 - 2년 반 전에 툭 던진 문제에 대해 아직도 답은 요원하기만 하다...T.T)
지금까지 수많은 Killer app이 있어 왔겠지만
자동차만한 예도 없을 것 같다.
자동차에 들어가는 수많은 기계적 구성 요소만 해도
만만치 않은 규모인데,
필연적으로 에너지 산업과 관련을 맺고 있어
더욱 큰 범위를 커버하게 되었다.
자동차 덕분에 정유 산업이 더욱 발전할 수 있었고
석유 강국의 입지도 더욱 굳어질 수 있었고
전세계 셀수도 없이 많은 주유소들이 들어섰다.
자동차가 다니려면 길이 있어야 한다.
전세계 촘촘하게 깔린 자동차 도로에 들어간
엄청난 양의 아스팔트와 이를 위해 동원된 인력,
그리고 도로 설계 및 교통 관리, 신호 체계 정비..
거의 모든 차가 가입되어 있다고 보아도 무방한 보험에..
자동차의 이른바 '네트워크 생성능력' 을(좀 어색한 표현인가;)
(2007.7.18 - 어색해서 새로 만든 표현 - 파급효과)
처음 나왔을 때 예상한 사람이 얼마나 있었을까?
여기서 '스타급 센스'가 필요하다!
그냥 얻어지는 것은 분명 아니다..
통찰력, 지식, 감각이 조화되어야 하지 않을까...
(2007.7.18 - 자 이제 이 조화를 어떻게 이루어낼 수 있을지가 관건인데...역시 오늘도 문제만 던진다.)
자동차, 인터넷, 휴대폰...
다음은 무엇인가?
(2007.7.18 - 이 답은 이 글에서 알아보도록 하자)
게임의 룰을 만드는 사람
블로그에 글을 안 쓴게 벌써 열흘이 다 되었다니...
시간은 참 빨리도 간다.
오늘 아침 회의 시간에 '미국'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는가? 하는 주제로 여러 흥미로운 이야기들이 오갔다. GRE니 TOEFL이니 유학이니 나에게 있어 요즘 미국은 '교육'과 '배움'의 이미지가 강하기 때문에 생각도 역시 그 쪽으로 치우쳐졌다. 우선 단상에 대한 결론부터 말하자면
게임의 룰을 만드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
부속으로서 훌륭한 성과를 내는 것도 의미가 있지만, 진정 게임을 지배할 수는 없다.
시스템과 프로토콜을 설계할 수 있는 능력이 필요하다.
그러면서 머릿속에 오가던 생각과 주제들을 그냥 죽 나열해 보았다.
<미국>
- 체계와 원칙을 중시
- building block에서 쌓아가는 능력을 중시
- layer
- hierarchy
- transparency
- 개인의 능력보다는 체계의 완전성에 의지
- 개인은 체계 안에서의 부속
- 인간의 창의적 능력은 체계를 구상/설계/창조하는 데에서 발현
- 체계가 확립되면 그 속에서의 운영은 필요한 자원과 인력을 적시에 투입하는 것으로 결정된다
- 이것이 큰 그림
- 운영이나 부속 내에서도 능력이 물론 중요하지만 결정적 차이는 설계단에서 나는 것이다
<한국>
- 체계, 시스템, 구조에 대한 설계의 필요성과 중요성 인식 부족
- 운영이나 부속적 기능 측면에서의 능력은 탁월
- 배움이 빠르고 적용이 유연하다
- 이론적 바탕이 약하고 scalability, 확장성 등에 대한 고려가 없어 고생을 사서 하는 경우가 많다
- 주먹구구식
- 큰 그림을 그려내는 능력이 부족
무언가를 새롭게 배우는 경우를 생각해보자.
내가 받은 느낌은, 미국이 훨씬 낮은 수준에서 시작한다는 것이다. 보다 기초적이고 (그래서인지 대부분좀 지루하기도 하다) 원리적인 부분에 많은 시간과 노력을 들인다. 반면 한국은, 바로 실전에 들어가는 경우가 많다. 바로 성과가 나타나는 실무적인 것에 배움의 시작단계부터 도전한다는 것이다.
당연히 초반부에는 한국이 앞서나간다. 시작한 지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고급스러워보이는 스킬을 습득한다거나 화려한 기술들을 구사하는 모습이 종종 나타난다. 반면 미국에서는 아직도 원리를 다룬다.
그러나 시간이 조금 더 흐르면 이러한 양상에 변화가 생긴다. 한국은 어설프게 마스터한 그 상황에서 정체되어 있거나 이내 다른 곳으로 초점이 옮겨간다. 그러나 미국은 이제 슬슬 탄탄한 이론과 원리를 바탕으로 practical application들이 피어나기 시작한다.
결국, 한국적 접근법으로는 미국적인 탄탄한 바탕과 확장성 있는 구조, 큰 그림을 이해하는 능력에 있어 뒤쳐질 수밖에 없게 되고, 게임의 주도권은 미국에 넘어가게 된다. 스킬이 뛰어난 한국적 접근법은 결국 게임 자체를 장악한 미국적 접근법의 좋은 '선수'나 '조력자'가 된다. 그러나 같이 게임을 설계하고 판을 움직일 수는 없다.
어조가 계속해서 미국식 접근법에 대한 예찬론으로 흘러가는 것을 부인하지는 않겠다. 그러나 지금 이 글에서 이야기하는 '체계'와 '깊이'에 있어서는 내 생각이 분명하다.
우리나라에는 참 뛰어난 사람이 많다. 머리가 좋은 사람도 많다. 전세계 어디 내놔도 우수하다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그런데 근본적인 구조와 시스템을 이해하고 움직이는 사람은 많지 않은 것 같다. (어쩌면 관심이 없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보다 큰 그림을 보고 추상적인 개념들을 구체화하고, 실질적으로 부딪히는 사례들을 추상화하는 '시스템 설계'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안 보이는 것을 보려고 하는 의지, 내부의 원리를 파악하는 능력, specialist와 generalist의 덕목을 조화시키는 능력 등이 필수 요소가 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