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의 목적
1) 좋은 논문을 많이 쓰고 좋은 학교의 교수나 되거나 좋은 연구소에 들어가는 것.
2) 내가 만든 기술과 도구를 더 많은 사람들이 사용하여 보다 윤택한 삶을 누리는 것.
어느 하나 틀린 답이라고 보기는 어려운 것 같다. 2)의 답은 SOP 를 쓰거나 인터뷰 할때나 쓸 법한 말이라고 생각하기 쉬운데, 부끄럽게도 평상시의 나는 1)에만 몰두해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누가 물어보면 자연스럽게 2)를 얘기하기는 하는데, 정작 연구를 하는 ‘순간’에 2)의 생각을 하면서 뿌듯했던 적은 거의 없었던 것 같다.
물론 동기부여의 측면에서 보다 실질적인 목표는 큰 도움이 된다. 그런데 수십, 수백개의 논문을 쏟아내고 좋은 직장을 갖게 되고 이 모든걸 이루고 나면 마치 구운몽처럼 아무것도 아닌것처럼 느껴지고 기쁨이 더이상 기쁘지 않은, 무미건조한 연구기계가 되는 건 아닐까 하는 두려움이 있다.
내가 하는 연구의 조각조각들이 퍼즐을 끼워맞추듯 절묘하게 하나의 완성된 작품을 이루는 것이 작게는 논문이고, 좀더 크게는 박사 dissertation 이고, 더 크게는 세상을 변화시키는 연구 결과가 아닐까. 결국 맨위의 두 목적은 서로 다른 종류의 것이 아니라 한 방향선상에 놓여있다는 사실을 새삼 느낀다. academic impact 와 world impact 의 균형 속에 가치가 생기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CHI 학회 Work-in-Progress 논문
1월 31일 이야기를 쓰는거라 좀 민망하기는 하지만;; 연구 내용에 대한 얘기는 앞으로 천천히..
논문 링크 – Automatic Retargeting of Web Page Content

Full paper 도 아니고, First author 도 아니지만 내 이름이 들어간 작업물이 HCI 학계의 권위있는 컨퍼런스인 CHI 학회 Work-in-progress 에 accept 되었다. (이렇게 한글을 쓸 바에야 차라리 영어로 문장을 쓰는 것이 나을 뻔했다-_-) Work-in-progress 는 말 그대로 완성된, 결론이 난 연구가 아니라 한창 진행중인 연구의 중간결과물을 정리한 것으로, 현재까지의 연구방향을 검증받고 또 미리 흐름을 제시하는 역할을 한다. 어찌보면 1~2년후 연구 트렌드를 살펴보기 좋은 연구들이 모여있는 CHI 의 한 세션이라고 볼 수 있을 것 같다.
매년 CHI 와 같은 학회에 전세계의 연구 결과물들이 쏟아져 들어오면, 이를 선별해서 학회에 발표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accept 된 논문들은 Digital Library 의 형태로 계속 남는 영광을 누린다. 선별과정이 그래서 중요하고, 얼마나 높은 수준의 논문들이 많이 제출되고 발표되는가가 그 학회의 권위나 명성을 결정하는 역할을 한다. CHI 의 경우 HCI 커뮤니티에 속해있는 많은 연구자들(박사과정 학생이나 교수, 연구원 등)이 review 를 volunteer 하는데, 아무나 평가를 하면 안 되기 때문에 volunteer 지원을 할 때부터 굉장히 세부적이고 구체적인 정보를 입력하도록 되어있다. 그러면 내부의 어떤 절차 (수작업인지 자동인지는 모르겠다)에 의해 각자의 전문분야와 선호도에 맞게 평가할 논문이 배분된다. 그러면 주어진 데드라인까지 그 논문을 읽고 평가를 하면 되는 것이다. 평가는 주로 1-5 스케일의 객관식과 주관식 항목들로 이루어져 있고, 논문 하나당 3~4개의 review 가 등록되는 것 같다. (내가 여태까지 본 것을 통해 일반화해본다면..)
나는 2년째 review 에 참여를 하고 있는데, 아무래도 내공이 부족하다보니 내가 평가하는 것이 혼자 뻘타치는 것은 아닌가 하는 걱정이 앞섰던 것이 사실이다. 그래도 조금씩 시간이 지나면서 보는 눈이 생기는 것 같다. 신기한 것이, 평가 후에는 다른 평가자들의 점수와 커멘트도 볼 수 있는데 평가점수들이 어느정도 비슷하게 맞추어진다는 것이다. 이번 Work-in-progress 중 3개를 review 했는데, 내가 매긴 점수가 (다행히도) 거의 평균에 가까웠다. 전체 점수가 5점 만점인데 accept 된 내가 참여한 논문은 3명 reviewer 로부터 4점을 획득했다. 앞으로가 더 기대된다는 의미 정도로 받아들일 수 있을 것 같다. 평가도 읽어볼 수 있다는 점이 꽤나 흥미로운데, 대체로 좋은 평들이 많아서 기분이 좋았다!
연구하느라 바쁘(고 프)다..
새해가 되자마자 가장 바쁘게 몰아치고 있는 일이 논문 작업이다. 대학원생으로서, 또 연구자로서 논문을 작성하고 투고하는 작업은 상당히 의미있는 일이다. 학계라는 특수한 집단 내에서 그 사람의 자질을 평가하는 가장 객관적인 잣대가 바로 논문이고, 또한 논문은 가장 보편화된 소통 방법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연구자로서의 길에 이제 막 발을 들여놓은 석사 1년차의 나, 언제까지 이런 초심을 유지할 수 있을지는 모르지만 연구에는 내 안을 끓어오르게 하는 무언가가 있다.
당장 1월 5일까지 마감이었던 한국 HCI 학회 포스터세션 논문이 있었다. 학사논문 쓰던 것을 발전시켜 McKay 교수님, 그리고 W 군과 원격 작업하고 있는데, W군이 이번 국내 학회 제출은 거의 맡아서 해주었다. 포스터세션에는 기본적인 연구의 개념만이 포함되어 있고 보다 심도있고 발전된 내용이 포함된 ‘본 논문’은 해외 학회인 GECCO 에 제출하는 것이 목표이다. 데드라인은 1월 14일.
한국에서의 연구와 더불어 이 곳에서의 연구도 한창이다. 1월 7일까지는 지난학기 내내 고생했던 연구의 결실을 정리해서 CHI 학회 Work-In-Progress 에 제출할 예정이다. 마감에 맞추어 6페이지 Extract 및 포스터를 만들어야 한다. Work-In-Progress 역시 본 논문의 맛배기 격인데, 본 논문은 HCI 분야에서 꽤나 유명한 학회인 UIST 에 4월 제출 예정이다. 물론 거절당할 가능성도 꽤 될듯-_-;;;
내 신년 목표에는 내 이름이 영문으로 담긴 논문을 3개 publish 하는 것이 포함되어 있다. 1월부터 이렇게 바쁘게 하다보면 근처 쯤은 갈 수 있지 않을까 조심스럽게 기대를 해본다.

